함께서봄이 2024년 7월부터 조력해 온 이주민이 있습니다. 그는 체류기간을 넘겨 외국인보호소에 갇혔고, 안에서는 약을 구할 수 없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습니다. 인권위는 그의 진정을 기각하면서 통지문에 감염인을 지원하는 기관 연락처를 기재하였어요. 해당 기관을 거쳐 우리는 그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해 여름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페이스북 메신저와 이메일로 소통하며 그의 싸움을 돕고 있습니다.
알렉스 님 이야기 🔖
미등록 이주노동자 알렉스(가명) 님은 1년 전 농장에서 출입국단속반에 붙잡혔습니다. 샤워시설도 없는 보호실에서 5일을 보내고 C외국인보호소로 옮겨졌습니다. 건물 밖을 나가지 못하고 보호소에 갇혀 지낸 지 460일이 지났습니다.
외국인보호소의 HIV 감염인
알렉스 님은 본국에서 약을 수입해 복용해 왔습니다. 그러다 복제약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현지 약국에서 약을 구입하는 것이 불가능해졌습니다. 외국인보호소에서 그는 30일 동안 약을 복용하지 못했습니다. 반복적인 요구 끝에 가까스로 대학병원 감염내과로 외진을 나가 100만원을 내고 혈액검사를 받았고, 다시 100만원에 28일치의 치료제를 처방받았습니다.
장기간의 구금으로 통장 잔고도 바닥나면서 더는 자비로 약을 살 수조차 없게 되었습니다. 때마침 국가인권위원회는 외국인보호소의 건강권 침해를 문제제기한 그의 진정을 기각하였습니다. 법무부의 [외국인 보호교칙]이 자비진료를 명시하고 있고, 보호소도 외진을 허용하는 등 나름의 역할을 하였다는 이유였습니다.
지난 8개월간 함께서봄은 우편을 통해 치료제를 공급하였고, 지난 3월부터 질병관리청의 '미등록 외국인 진료비 지원사업'을 통해 정식으로 약을 처방받을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한편, 알렉스 님은 인권위의 기각 결정에 대해 행정심판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청구한 행정심판은 반년이 넘도록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
알렉스님이 친구를 통해 보내 온 추석선물
알렉스님이 보내 온 추석 연하장
기약 없는 구금
외국인보호소에서 그는 난민 인정을 신청했습니다. 난민신청자 신분인 그는 난민법 제3조에 따라 강제송환을 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동시에 외국인보호소를 벗어날 수도 없습니다. 이러한 구금을 법적으로 가능하게 한 것은 출입국관리법 제63조 1항이었습니다.
출입국관리법 제63조(강제퇴거명령을 받은 사람의 보호 및 보호해제)
① ... 강제퇴거명령을 받은 사람을... 송환할 수 없으면 송환할 수 있을 때까지 ... 보호할 수 있다"
이 조항에 근거해 난민신청자이기에 본국으로 송환할 수 없는 그를 언제까지나 가둘 수 있습니다. 2023년 3월, 헌법재판소는 이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그리고 지난 2월 27일 국회는 새로운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개정안은 최대 20개월까지 구금을 허용하였고, 재구금의 가능성도 열어두었습니다.
새로운 법에 따라 알렉스 님의 상황은 무기한 구금에서 올해 9월까지 합법적인 구금으로 (거의 차이를 알아차리지 못할 만큼...!) 달라졌습니다. 지난 1월, 알렉스 님은 보호일시해제를 신청했지만 기각당했습니다. 그는 장기구금에 대하여 두번째 국가인권위 진정을 제기하였습니다. 이 사안은 현재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
2025년 함께서봄 정기총회
2024년 2월 1일은 함께서봄이 서울시로부터 최종적으로 사단법인 설립 허가를 받은 날입니다. 그로부터 1년, 서울 종로에서 정기총회를 열었습니다. 창립회원 29명 중 참석 20명, 위임 3명으로 총 23명이 출석한 이번 총회에서는 서로돌봄 사업 예산의 변동에 따른 사업 조정 및 재원 마련 계획을 중점적으로 논의하였습니다. 참여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손석수 상임이사, 질병관리청 후천성면역결핍증 전문위원 위촉
질병관리청 후천성면역결핍증 전문위원회의 제8기 전문위원으로 함께서봄의 손석수 상임이사가 위촉되었습니다. 전문위원회는 감염병예방법 제9조 및 제10조에 의거하여 국가 HIV/AIDS 예방관리 정책을 심의·의결하는 기능을 하며, 임기는 2년입니다.
그동안 감염인단체의 추천으로 전문위원을 역임한 서보경 이사는 4년의 활동을 마치고 바톤을 넘기게 되었습니다. 그간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또한 최재필 이사는 연임하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