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곁을 떠나는 사람들 😢

올 상반기, 우리 곁을 떠난 분들이 계십니다.

2025. 9. 11.

우리 곁을 떠나는 사람들 😢

우리 곁을 떠나는 사람들 😔

서로돌봄이 4년차를 맞으며 이따금씩 돌봄참여자 분들의 부고를 접합니다. 지병이 악화되어, 감염 초기의 신체적 손상을 회복하지 못하여, 그리고 노환으로 삶의 마무리를 맞이합니다. 어딘가에 기록되지 못하는 동료들의 이야기를 짧게나마 공유합니다. ✍️

ChatGPT를 통해 그린 낭만파워, 요마술, MJ님 (왼쪽부터)

낭만파워 님은 2020년 건강이 나빠진 상태에서 HIV를 알게 되셨어요. 사랑방에서 처음 동료 감염인을 만나고, 계속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시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낭만파워님은 한겨울에도 집과 사랑방을 오토바이로 오가셨어요. 호흡기가 좋지 않아 대중교통을 힘들어하셨거든요. 🛵
오랜 시간 입원과 퇴원을 반복한 낭만파워님을 매주 돌봄활동가가 면회하며 팔다리를 주무르고 쿠크다스나 요플레 같은 소소한 간식을 전달했습니다. 호흡이 가쁘거나 깊이 잠들지 못했던 시간들도 이제 끝이 났습니다. 🍫

요마술 님은 오래 전 베트남전쟁에 참전하셨어요. 귀국 후에는 평생 요식업에 종사하셨습니다. '요마술'이라는 닉네임도 '요리하는 마술사'라는 뜻이에요. 👨‍🍳 두 자녀를 모두 공무원으로 취업시킨 것을 자랑스럽게 말씀하셨어요.
말년에는 사랑방에 나와 뜨개질을 하며 시간을 보내셨어요. 대개 오후 4시가 되면 중절모를 쓰고 귀가하셨습니다. 현관 문을 열기 전, 입에 담배를 물고 라이터에 불을 붙이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

MJ 님은 시각장애인이세요. 돌봄활동가는 편도 2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매월 찾아뵈었습니다. 화초를 선물하고 MJ 님이 좋아하는 국수를 만들어 함께 식사했어요. 🍜 냉장고가 고장나면 같이 중고매장을 방문했고요. 의사와 자주 싸우는 MJ 님을 말리기도 했습니다.
지난 봄, 연휴를 맞아 요양보호사가 쉬게 되자 MJ님은 요양원에 들어가셨어요. 이곳에서 폐렴이 생겨 요양병원으로 전원하셨습니다. 그리고 예기치 못하게 세상을 떠나셨어요. 돌봄활동가는 평소처럼 병문안을 갔다가 뒤늦게 소식을 들었습니다. 🛏️

알렉스님의 출국 ✈️

지난 뉴스레터에서 소개한 미등록 이주민 알렉스 님. 지난해 7월부터 꼬박 1년을 조력해 왔는데요. 외국인보호소에서 1년 5개월을 지내시다가 지난 6월 27일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셨습니다. 최근 숨이 가빠지는 등 고지혈증 증세를 보였지만, 의료과 면담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진료와 검사를 받을 수 없었습니다. 건강을 잃을 수는 없다는 생각에 출국을 결심하셨고, 출입국공무원들은 비행기 안까지 들어와서야 여권을 돌려주었습니다. 😡

알렉스님은 현재 제3국에 머물며 북미로 이주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지 성소수자 단체가 소개한 클리닉에서 HIV 치료제를 처방받았고, 외국인보호소 룸메이트의 소개로 레스토랑에서 일하며 당장의 숙식을 해결하는 중입니다. 한국인을 닮았고 열심히 일한다는 이유로 한국인 관광객들로부터 팁도 받았다고 해요. 😂

알렉스님은 행정법원 판사의 법률구조에 감사를 표하는 서신을 활동가에게 전달하며 발송을 부탁했습니다. 필요한 우표까지 부착한 상태로요. 난민불인정결정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은 취하되었지만, 임금체불 건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알렉스님의 건강과 평화를, 더는 그의 몸과 마음이 결박당하지 않는 자유로운 앞날을 기원합니다. 🙏

임승관 질병관리청장 임명에 대한 HIV 감염인 단체 입장 📢

지난 7월 20일 감염내과 전문의 임승관 교수(국립중앙의료원 중앙감염병병원 설립추진단장)가 신임 질병관리청장으로 임명되었습니다. 임승관 신임 청장은 그간 HIV 감염인 인권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고 감염인 커뮤니티와 협력도 이어왔는데요. 함께서봄 & KNP+는 기대와 당부를 담아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

성명 읽기

5/6월 주요 일정

천주교인권위원회 교정시설 수용자 지원 간담회

돌봄활동가 2차 점검회의

2025년 5~6월, 이렇게 보냈습니다

5월, HIV 감염인을 위한 사이코드라마 '이상한 반상회'
5월, 전남대학교병원 감염내과 상담간호사실 면담
5월, 교정시설 면회활동 (대전교도소, 광주교도소, 김천소년교도소, 대구구치소)
5월, 천주교인권위원회 간담회 [HIV 감염인 수용자 지원]
6월, 돌봄활동가 2차 점검회의
6월, 감염내과 HIV 상담간호사 보수교육 강의 (국립중앙의료원)
6월,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 개정 TF 회의
6월,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 전면 개정 연구 이해관계자 인터뷰 참여 (한국정책학회)

5/6월 주요 돌봄지원

(방문돌봄) 40대 재외동포 남성 A님은 인지능력 저하와 건강보험료 체납 상태로 쉼터에 입소했습니다. 서로돌봄은 6주간 목욕 돌봄을 진행하고, 병원 치료와 귀국 절차를 지원했습니다. 6월 초 A님은 다사다난했던 한국 생활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가셨습니다.

(먹거리 지원) 직장에서 임금체불을 당한 재외동포 B님은 당장의 생활비가 바닥나고 깊은 우울에 빠졌습니다. 높은 건강보험료를 감당하지 못해 치료도 중단되었습니다. 서로돌봄은 건강보험료 일부와 함께 8개월간 먹거리를 지원했습니다. 최근 B님은 밀린 급여를 받고 치료제 복용도 다시 시작하셨습니다.